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케이블 채널로 영화를 보는 일은 드물다.
특히 혼자 지내는 원주에서 공포영화를 마주친다면 체널을 돌리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러나 아이덴티티를 처음 봤을 때 받았던 강한 인상은 오늘도 나의 체널을 고정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범인이 누구인지에 정신을 쏟지 않아도 되고 공포스러운 장면도 적당히 예상 할 수 있기에 나는 해리성 정체성 인격장애 (다중인격)의 측면을 중심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보아도 명작인 듯 하다.
물론 해리성 인격장애가 실제로 존재하는 장애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나 또한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면서도 의학적인 디테일도 깨나 신경쓴 것 같다.  

다만 주인인격(host personality)은 말콤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치료를 받으러는 에드가 왔다 하더라도 현실의 말콤의 인격이 주된 인격이 되지 않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인격의 통합이 아니라 인격의 각 부분을 파괴시켜 나가는 것은 영화적 재미를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또한 말콤의 여러 인격 중 페리스(티모시의 엄마)가 그대로 하나의 인격으로 녹아 있는데 이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정말 많이 웃게 해준 영화이다. (토이스토리2 볼때 보다 더 웃었다.)

이만한 로멘틱 코미디를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르네 젤위거는 자신이 온전한 브리짓이 되었을 뿐더러 (길을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브리짓'이라 부른다고 한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2시간 동안 브리짓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의 변신과 연기에 기립박수를~~)


해피 엔딩을 맞았던 전편의 결말..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연인이 된 브리짓과 마크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영화 초반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지내는 시간들은 오히려 불안하고 비현실적으로 그려지는 듯 하다.

각자의 조건을 가지고 선택하는 기준과 나름의 점수를 매겨 상대를 선택하는 현실에서 브리짓의 불안은 자신이 마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기인한다.

‘인권’ ‘변호사’ 마크에게는 어울리는 지적인 최상류층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선택이후에 브리짓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집중하게 되고 재보고 판단하고 걱정한다.


 마크는 지나치게 이상화(idealization)되어 모든 것이 좋은 (all good) 사람으로 나타난다.

지난친 이상화의 최대 단점은 모든 것을 두가지로 나누고 반대성향을 지나친 평가절하(devaluation)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은 모든 것이 나쁜 사람(all bad)으로 그려진다.  이 사람이 이런 면도 있구나 하며 좋은점 나쁜점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알아감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바람 피운것을 받아 주라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


모든 사람은 마크로 그려지는 좋은 모습과 다니엘로 그려지는 나쁜 모습을  고루 가지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어떤 점에 서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가 다를 뿐이다. 완전 ‘마크’ 거나 완전 ‘다니엘’ 일 수는 없다.


‘마크’와 ‘브릿지’가 겪은 것은 연인, 부부간의 진정한 위기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브리짓은 선택 이후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한번더 선택한것 (혹은 선택을 확실히 한것)이다. (물론 애인을 선택한 것에서 결혼하기로 선택한 것이 달라졌지만. )  왜냐하면 마크에 대해 아직 all good 으로 여기고 있으며 다르고 나쁜 부분들을 통합해 가는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진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은 로멘틱 코메디의 소재로는 꽝일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거기에 관심이 없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살아가는 연애담은 슈렉2에서 더 리얼하게 그린 것 같다. (에니메이션은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이 영화는 환타지를 추구해서?^^)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내 사촌 강모양의 명언이 있다. (사실 한 개인의 결혼적령기라는 판단은 세대와 개인에 따라 다 달라 명절때 마다 논란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ㅋㅋ) "언제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와 하는가가 중요하다."


누구인가도 중요하지만 결국 큰 관점에서 보면 각사람 본성의 차이라는 것이 하늘과 땅 차이는 아니기에 그 사람과 ‘어떻게’ 살 것인가?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는 ‘누구’를 선택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좋은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서 선택받기 위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가기도 한다. 겉모습만 보고 결혼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선택이후에 노력없는 경우 그 초라한 결말을 우리는 너무 자주 접한다.


영어 부제목은 The edge of reason 인데 왜 번역된 부제목은 '열정과 애정' 일까?

그 뉘앙스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신비이다. 말로써 이해할 수 없고 이성의 끝자락(the edge of reason)에서 시작되는 무언가.... 이성적으로 따지자면 마크와 브리짓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없었을 것이다.


로맨틱 코메디의 고정된 스토리 라인과 과장된 케릭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좀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어설픈 글로 ^^: ... 올리지 말까도 많이 고민했지만...) 이글을 끝까지 읽어준 당신을 위해 감사드린다. (옆에 사진'도' 르네 젤위거다. 통합하자 통합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실로 진실로,
우리 모두는 변화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옷과 액세서리
새로운 자동차와 최신 핸드폰.


우리는 외적인 변화로
스스로를 만족 시켜 버린다.

이정도면 나는 충분히 변하고 있다구!

그러나, 보이는 모든 것들은 날마다 새롭게 맞춰가길 원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잘 바꾸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바꾸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나오는 정부 고위 관료(문화부 장관)가 그렇다. 아니 그의 신념은 ‘바뀌지 않느냐, 바꾸지 못하냐’를 뛰어넘는다.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닫아버린다. 그의 신념에 충실하게도 그는 결국 통일된 독일에서도 꽁꽁 얼어붙은 냉전 시대의 생각과 관점으로 살아간다.


뭐 사실 그를 그다지 비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나도 지독히 바뀌지 않는 비뚤어진 시선이 있을 테니 말이다.


 

‘5년간 내 삶이었던 (타인의 삶)...나는 그들의 삶을 훔쳤고 그들은 나의 인생을 바꿨다.’


비밀경찰의 고백치고는 너무 인간적이다.

도대체 비밀경찰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영화의 배경은 1984년 동독. 동독에는 10만명의 비밀경찰이 있었다고 한다.


비즐러(비밀경찰)는 드라이만(동독 최고의 극작가)를 보며 첫눈에 감시 대상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드라이만을 위험하다고 생각했을까?  사실 그가 관심 가졌던 것은 극의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무성으로 짤막하게 편집되고 극 여주인공 크리스타의 얼굴이 주로 나타났던 것을 봐서도 그러하다.)

비즐러는 사랑의 감정, 마음속의 격렬한 감정을 위험하다고 본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해야 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는 그에게,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위험’이 있는 사랑은 ‘위험’한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는 비밀경찰의 길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그에게 큰 출세나 권력욕은 없어 보인다.)

HGW XX/7 이라는 요원명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편안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공격하기 위해 듣지만 흘려듣는(hearing) 것이 아니라 경청(listening)하게 된다.


점차 비즐러는 사랑의 이유와 사랑의 결과에 대하여 알게 된다.



공허하고 건조했던 회색빛의 삶에 한가지 두가지 색이 칠해진다.


이제 감시의 대상자(제3자)가 아닌 나와 관계를 가지는 ‘너’가 되는 것이다.

비즐러는 변했다. 드라이만을 닮아가고 크리스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의 우선순위가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고, 이러한 변화는 그의 행동으로 나타났다.


비즐러를 변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

체제나 사상 무력 규칙이 아니다.


영화는 힘주어 말한다.

진실한 만남과 이해,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사랑.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덕이의 추천이 결정적이었지만 사실 시간이 맞아들었다는 요인도 중요했다.


마지막 장면은 참 훈훈했다.

그 은혜를 값싸게 갚지 않고 가장 좋은 선물로 보답하는 것.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잊고 지내는 가장 큰 희망이 아닐까

  1. Favicon of http://shoran.tistory.com shor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함을 기다리는 요즘시기에 딱 ~ 맞는 영화같군요.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건!! 참으로 감동적인 것이라 생각듭니다.
    맨 끝에 하신 말씀 가슴에 와 닿네요...

    2007.11.09 10:41
  2. 베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이제 슬슬 나이가 내 정신을 침투한다고 느끼는게..
    변화가 싫을 때인데 -_-;; 안변했음 좋겠다.. 라고.. 하하^^

    2007.12.05 04:47

1 

BLOG main image
자라나는 사람들의 마음세움터
성숙을 향해 '아직도 가야할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 매순간 전진을 꿈꾸며 서로 격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세움터
by mindbuilder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41)
마음세움터 (48)
신앙세움터 (4)
생각세움터 (76)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