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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8 정신분열병과 귀신들림 03
 

 ‘실제적 접근’을 위한 제안

                                                                        정신과 전문의 김진

 

1) 겸손한 태도와 열린 의식

비전문적 영역에 대해 자신의 지식에 있어서 한계를 보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기가 아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오류는 피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자기에 대한 객관적 성찰을 통해 겸손한 태도가 깃들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쪽의 전문가로부터 배우려고 하는 열린 의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귀신들림으로 몰려 부끄러워 하고,죄책감을 갖게 되는 보호자와 환자 자신들'

 

저는 우선 교회 내에서 상담을 많이 하고 있는 교역자들을 비롯한 교회의 지도자급에 있는 분들에게 정신이상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우선 '판단중지'를 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요청합니다. 정신과 의사인 그리스도인으로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귀신들림'이란 딱지를 받은 많은 정신과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정신병으로부터 회복된 뒤, 원래의 교회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심지어는 신앙의 세계에서 떠나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정신이상을 귀신들림으로 잘못알아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는 사람이 지도자로 있는 종교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하는 반문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귀신이 들렸다'는 말보다 더 수치스럽고 욕되게 느껴지는 표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러한 무서운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교회 지도자'라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입니다.

어찌하여 자기가 잘 알지 못하는, 검증하지 않은 것들을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는 것인지요? 왜 그리도 무서운 판단을 쉽게 그리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인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귀신들림으로 판단 받아 부끄러워 교회 나가기를 꺼리는 환자와 그 보호자들의 가슴앓이를 한 번 들어볼 수 있는 기회들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한 정신분열병 환자의 아버지는 목사님이었습니다. 환자는 다행히 치료를 받아 환청과 망상이 다 없어졌고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갈 곳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목사인 아버지는 자기 집으로 데려가지 못하였는데, 교인들이 알면 '목사의 아들이 귀신들려 정신이상을 앓았다'라고 판단하여 자기의 '영력'에 회의를 품어 쫓아낼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환자는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른 도시에서 혼자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어 어느 시간이 지나서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불규칙해지더니 결국은 약을 끊게 되어 곧 재발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입원을 시키러 오신 목사인 아버지를 뵙고 저간의 사정을 들을 때 정말 가슴이 답답하였습니다.

 

'기독교는 사람을 살리시는 곳인데 사람을 죽이는 곳이 되기도 하다니! 그 일을 두고 하나님께 무어라 답변을 하려고들!

정신과 전문의로서 교역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교인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찾아 올 때 최소한의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소양을 가지고 있었으면 합니다. 교인들은 신체적이 아닌 정신적-정신병적 그리고 신경증적-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 우선 교회와 교역자를 찾는 것이 아직은 우리 나라 기독교인들의 일반적인 경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역자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하겠습니다.

 

 교역자 자신이 다룰수 있는 문제인지, 아니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가도록 해야 하는 문제인지를 빨리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조기진단에 의한 조기치료는 회복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그럴 수 있으려면 자기 능력의 한계를알고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그것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 책이 부분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강의와 함께 사례를 함께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정신과병원의 원목을 지망하는 전도사인 형제가 병실 내에서 실습생 겸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신병 환자에 대한 그의 인식의 변화가 궁금하여 두 달 정도가 지난 뒤 병원에 근무하기 전에 정신병을 앓는사람에 대한 생각과 두 달 동안의 경험을 한 후의 생각에 변화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병원에 근무하기 전에는 병원에서 만난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만났다면, 모두 귀신들린 자들로 판단하였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입원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많이 회복되어 퇴원하는 것이 신기했다고 합니다. 자기 생각에는 자기가 아는 교역자들의 대부분은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을 귀신들린 자들로 판단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에게는 두 달 동안의 체험이 정신병에 대해 근거 없었던 잘못된 판단적 눈을 교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신병에 대해서는 병원에 실습을 나와서 치료과정에 참여하는 직접적 경험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정신병은 귀신들림이 아니고 병이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이론적 지식이 아닙니다. 이는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경험적 지식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와서 보십시오! 사실 와서 보지 않는 분은 '귀신들림과 정신병'의 주제토론에 참석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교역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각 신학교마다 최소2주 이상의 정신병원 실습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러면 수많은 형제자매를 살릴 수 있을 텐데요!


 단순한 교통정리의 수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전문상담자의 역할을 하기 원한다면 그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전문훈련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훈련에 의해 자신의 전문성을 높여 가는 만큼 다룰 수 있는 영역의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교역자로서 우선 담당해야 하는 우선 순위의 영역들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받을 수 없다면 교회 내에서 신망있는 분들 중 상담자에 적합한 후보자들을 선정하여 그들을 전문훈련기관에 보내 훈련을 받도록 한 후, 교회의 전문상담가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작금의 한국교회의 절실한 과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정신이상자를 만나면 우선 정신과 의사에게!

 제가 지금까지 주치의로서 직접 담당한 환자의 수가 600명 이상이 되고 게다가 주치의로서 직접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병동 또는 병원에서 알았던 환자들까지 합하면 수천명을 훨씬 넘게 됩니다. 그렇게 알았던 환자분들 중에서 앞서 언급한 분별점인 초능력의 행사나 영적인 특별한 능력을 보인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와 여러 기독 정신과의사들의 경험을 종합해볼 때, 통계적으로 정신이상자들의 거의 대다수는 정신병에 의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성경에서 귀신들림에 대한 많은 예들이 나오지만 귀신들려 정신이상을 보이는 확실한 사례는 거라사 걸인의 한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귀신이 들려 정신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실지로 적어서 그럴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이상자를 만났을 경우 우선 정신과적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역자와 상의하여 이러한 결정이 나는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다 할 것입니다.

또, 기독 정신과의사들은 귀신들림에 의한 정신이상의 존재에 대해 늘 주의하여 살피는 의식을 키우고, 그러한 가운데 그러한 사례라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교역자에게 자문을 구하여 상의한 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귀신들림으로 판단이 된다면, 정신과 의사는 믿을 수 있는 교역자에게 의뢰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3) 정신병 환자는 믿을 수 있는 정신과의사에게

정신병은 병이기 때문에 기독 정신과의사를 찾기보다는 정신과적 실력이 있는 정신과의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아 정신과적인 실력은 좋지 않은데도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병원을 찾는 사람을 무조건 찾아가는 기독인들이 많은데, 잘못된 접근방법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실력은 똑같은 분으로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그분에게 치료받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전문적 실력과 환자에 대한 애정의 마음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이익을 목적으로 '기독교'라는 이름을 내거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의학의 영역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독교'또는 기독교와 관련 있는 용어들을 사용하는 사람과 단체들을 주의하여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요청되는 참으로 불행한 시기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주의하십시오!



4) 공동연구, Team-Approach


'귀신들림과 정신병'의 문제는 단순히 정신의학적인 또는 신학적인 영역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 걸쳐 있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신학을 전공하신 신학자, 실제 목회 일선에서 일하시는 목회자, 그리고 정신의학 또는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팀을 이루어 연구하는 일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한쪽으로만 접근해서는 적절한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는 주제인 것입니다.


 

첫번째 이미지는 wheelmeon.org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두번째 사진은 헐리우드 배우 Clara Bow 의 사진입니다. (30대 후반에 정신분열병 진단후 치료)

세번째 사진은 뷰티플 마인드 영화의 존내쉬 역할로 나온 커트 러셀 입니다.
본문은 생명의 말씀사에서 나온 '정신분열병과 귀신들림'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김진 선생님은 제가 존경하는 스승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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