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케이블 채널로 영화를 보는 일은 드물다.
특히 혼자 지내는 원주에서 공포영화를 마주친다면 체널을 돌리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러나 아이덴티티를 처음 봤을 때 받았던 강한 인상은 오늘도 나의 체널을 고정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범인이 누구인지에 정신을 쏟지 않아도 되고 공포스러운 장면도 적당히 예상 할 수 있기에 나는 해리성 정체성 인격장애 (다중인격)의 측면을 중심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보아도 명작인 듯 하다.
물론 해리성 인격장애가 실제로 존재하는 장애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나 또한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면서도 의학적인 디테일도 깨나 신경쓴 것 같다.
다만 주인인격(host personality)은 말콤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치료를 받으러는 에드가 왔다 하더라도 현실의 말콤의 인격이 주된 인격이 되지 않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인격의 통합이 아니라 인격의 각 부분을 파괴시켜 나가는 것은 영화적 재미를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또한 말콤의 여러 인격 중 페리스(티모시의 엄마)가 그대로 하나의 인격으로 녹아 있는데 이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